소탈하고 순수한 여배우, 최지우의 봄

 

그녀는 한철 피고 지는 꽃이 아니라 사계절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며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키는 나무 같은 배우다. 올봄 [꽃보다 할배 in 그리스]를 통해 소탈하고 순수한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배우 최지우. 마음의 여유를 찾고 자기애의 소중함을 알게 된 여배우의 봄은 향기롭다.

 

Chanel
리본 장식의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과 블랙 레이스 오버올 드레스, 볼드한 뱅글.

Dolce & gabBana
도트 패턴 페플럼 드레스와 슈즈.
주얼 장식 헤어밴드는 제니퍼 베어, 링은 모두 부첼라티 by 분더샵.

GUCCI
아일릿 디테일 블라우스와 골드 버튼 포인트의 와이드 팬츠.
드롭 이어링과 체인 브레이슬릿은 모두 파올로 코스타글리 by 분더샵.

AGNONA
늘씬한 보디라인을 강조하는 화이트 수트.
화이트 펌프스는루이 비통, 체인 드롭 이어링과 네크리스는 모두 부첼라티 by 분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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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NO
불가사리 프린트의 시폰 드레스.

BALENCIAGA
비즈 장식의 오프숄더톱과 블랙 팬츠.
십자가 포인트의 골드네크리스와 레이어링 링은모두 티로즈 by 스수와.

SIMONE ROCHA
파스텔 핑크 컬러의샤 소재 트렌치코트.
골드 이어링은부첼라티 by 분더샵.

“전에는 양보도 많이 하고, 하고 싶어도 뒤로 빠지곤 했는데 이제는 저를 좀 더 사랑하려고요. 그래서 나 자신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여행도 자주 가려 하죠.”

“以前我做很多的讓步也不想繼續退後,我打算多愛自己一點。

所以我投資更多的時間給自己,也常常去旅行。”



따 사로운 봄 햇살이 내려앉은 스튜디오. 이날 촬영의 주인공인 배우 최지우는 단연 빛났다. 큰 키와 날씬한 몸매, 곧게 뻗은 다리, 후광이 비치는 듯한 아름다운 얼굴, 여기에 우아한 미소까지. 그녀에게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각도가 더 좋은데요”

촬영 중간중간 모니터로 다가와 유심히 사진을 체크하는 그녀. 일에서만큼은 완벽을 기하는 꼼꼼한 성격이 엿보였다. 최지우는 요즘 거의 매주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에 합류해 이서진과 함께 그리스 여행길에 오른 그녀의 모습이 매주 전파를 타고 있기 때문. 직접 숙소를 예약하고, 민낯에 수수한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호텔을 찾아 뛰어다니고, 할배들과 팔짱을 끼고 다니는 최지우의 진솔한 모습은 전작 드라마 <유혹>의 시크했던 그녀보다 더 사랑받고 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꽃보다 지우’가 된 상황. 화보 촬영이 끝나자 최지우는 여신에게 어울리는 의상을 벗고 편안한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카키색 생 로랑 재킷과 체크무늬 셔츠, 회색 진, 스니커즈 차림이다. 기다란 소파에 앉은 그녀의 한 손에는 생수병, 다른 한 손에는 이날 촬영한 화보의 샘플 사진이 들려졌다. 그녀는 사진을 일일이 살펴본 뒤에야 이제 마무리가 됐다는 듯 생수로 목을 축였다. “오늘 어쩌다 보니 한 끼도 먹지 못했네요. 정말 배고파요. 물이라도 많이 마셔야겠어요”라고 말하며 살짝 미소 짓는 그녀. <꽃할배>와 <삼시세끼> 속 딱 그 모습이다.
<꽃할배>가 이슈예요.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거죠 “나영석 PD와는(사실 저보다 어려요) <1박2일> 때 인연을 맺었어요. 그래서 <삼시세끼>에도 출연하게 됐고요. 방송에도 나왔지만 그때 저희가 고스톱을 쳤잖아요. 그 자리에서 <꽃할배> 때 같이 가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냥 지나가는 말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정말 연락을 했더라고요. 별로 망설이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매니저가 괜찮겠느냐고 좀 말렸죠. 몇 번씩 다녀온 서진 오빠도 같이 가기 때문에 저는 ‘뭐가 걱정이야 난 괜찮아’라고 했어요.”

예능이든 드라마든, 출연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뭐예요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가 제일 중요해요. 작품 같은 경우에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인데, 제 생각에만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사실 배우는 독단적으로 결정하기 쉽거든요. 내가 하는 게 다 맞는 것 같고,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죠. 그런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긴 한데 이제는 생각이 좀 열려서 주위 사람들의 말도 귀담아듣게 돼요. 이번 프로그램도 주변에 물어봤을 때 모두 환영하더라고요. <삼시세끼> 때도 그랬고요. 그래서 용기를 갖고 출연한 거예요.”

이제 신비로운 ‘여신’ 이미지를 벗어던져도 상관없나요 “신비스러운 모습은 지금까지로 충분한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제 모습을 보고 털털하고 싹싹하다는 반응이 정말 많았는데 사실 그게 제 본래 모습이거든요. <꽃할배>에 출연한 선생님들조차 그러셨죠.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도도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네’라고요. 그동안 까탈스럽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이미지로 비쳐졌구나 싶어 저도 놀랐어요. 그렇게 보이는 줄 전혀 몰랐거든요. 이번 <꽃할배>에서는 제 모습 그대로 보여드린 건데, 이미지 변신이 된 셈이에요.”

[꽃할배]가 이번 주까지 2회분이 방영된 상태예요. TV로 본 소감이 어때요 “제가 다녀온 여행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어요. 다녀온 지 두 달 정도 지났는데, 여행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사진을 보며 조금씩 되살리지, 그곳에 있었던 세세한 상황까지는 기억하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여행의 순간순간을 영상으로 보니까 ‘아 맞다, 저때 저랬지’, ‘저때 정말 좋았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하나의 여행 기록이 생겨서 참 좋아요.”

방송을 보니 어르신들과 스스럼없이 팔짱을 끼더라고요. “그게 특별한 건가요 저는 원래 친구와도 자주 팔짱을 끼고, 부모님과도 팔짱끼고 다니기 좋아하거든요. 부모님과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런지 이번에도 선생님들과 여행하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았어요.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어릴 때 함께 갔다면 아마 더 어려웠을 거예요.”

이서진 씨와의 ‘케미’가 [꽃할배] 시청 포인트가 됐어요. 여행 동반자로서 이서진 씨는 어땠나요 “정말 잘하더라고요. 방송에서는 많이 투덜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할 건 다 해요. 선생님들이 말씀하시기 전에 눈빛만 보고도 알아채고, 뭐가 필요하신지 알아서 척척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이번 여행 일정 중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요 “그리스에 ‘메테오라’ 라는 곳이 있어요. 시내에서 차로 네댓 시간 떨어진 곳인데, 사실 여행할 때 차를 렌트해서 그렇게 멀리 나가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선생님들과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정말 멋진 곳이더라고요. 꼭 가보세요.”

평소에도 여행을 즐기는 편인가요 “네. 국내외 여행 다 좋아하는데, 1년에 두세 번은 가는 것 같아요. 주로 부모님과 함께 가죠.”

여행지에서도 일에 대해 고민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전혀 아니에요. 여행 가면 마냥 즐겨요. 항상 일을 끝내고 나서 갔거든요. ‘정말 좋다. 내가 이래서 일을 하고 돈을 버나 봐’라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죠.(웃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가 딱 맞는 것 같아요. 드라마 한 편 찍으면 4~5개월간 정말 고생하거든요. 항상 일을 끝낸 뒤 내가 이제 정말 누릴 만하다는 마음으로 떠나기 때문에 여행지에서는 충분히 누리고 와요.”

예전에 디자이너 정구호와 미식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삼시세끼]에서는 김장까지 했어요. 요리에 소질이 있나요 “아니요. 잘 못 해요. 다만 레시피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충 감은 잡아요. 어릴 때 엄마나 외할머니가 음식을 정말 잘하셨거든요. 평소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봐서 맛은 잘 알아요. 간을 잘 맞추고 어떤 양념이 빠졌는지는 단번에 알죠. 집에서 엄마가 요리를 하면 항상 저에게 맛을 보라고 하셨거든요. 맛 담당이었죠.”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해맑고 순수해 보여요. 타고난 성격인가요 “저는 잘 잊어버려요. 요즘 들어 더 그래요. 제가 트리플 A형이라서 상처를 받으면 진짜 오래간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요. 의외로 금방 풀리고, 오래 안 가는 편이에요. 몇 시간 속상하다가도 누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따라나서요.”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잖아요.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극복해요 “스트레스는 많이 받지만 이왕 하는 거 즐겁게,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죠. 다행히 제 직업이 일을 잠시 쉬고 싶을 때는 쉴 수 있어서, 정 힘들면 욕을 좀 먹더라도 쉬어요. 하지만 일단 하기로 약속을 하면 드라마가 산으로 가든 바다로 가든, 시청률이 어떻게 나오든 대본에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요. 저는 여배우는 촬영장의 꽃이고, 현장 분위기는 주연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현장에서 잘하고, 작품을 잘 끝냈을 때 감독님이 ‘다음 작품에서 또 봐요’라고 말씀하시면 정말 안도감이 들어요. 그런 게 다 자산이 되거든요. 뭐든지 자기가 한 만큼 돌아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가 들지 않는 것 같아요. 비결이 뭐예요 “늙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흘러요. 20대를 보면 물론 부럽죠. 하지만 저도 그런 20대 시절이 있었는걸요. 저에게도 그 시절이 있었으니까 억울하거나 시간을 돌리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다만 나이가 드니 피부나 몸을 관리하는 데 시간이 두 배가 드네요. 관리는 열심히 하는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해요. “부지런히 가꿔야죠. 지겹고 귀찮지만. 좋은 피부를 위해 평소엔 거의 화장을 하지 않아요. 피부가 제대로 숨을 쉬게 해주기 위해서요. 그리고 피부가 건조해질 틈을 주지 않죠. 피부가 약하고 민감한 편이라 수분크림과 오일, 립밤을 엄청 자주 발라요. 밤에는 꼭 팩을 하고요. 그래서 여행 갈 때도 꼭 팩을 챙기죠.”

20대 때보다 지금의 내가 더 좋다면, 그 이유는요 “마음이 많이 부드러워졌어요. 제 마음에 모났던 부분이 조금씩 다듬어져서 매끄러워지고, 더 반짝이는 그런 느낌이에요. 20대 때는 가질 수 없던 여유와 연륜이 생겨서 좋아요.”

과거로 돌아가서 20대 시절의 최지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칭찬해주고 싶어요. 그때 제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어요. 좀 더 여유를 갖고 즐기면서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때는 앞만 보고 달려야 했고, 행동과 말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어요. 무조건 말을 아끼고, 무조건 조심하고, 무조건 잘해야 하고, 무조건 칭찬만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제 연기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건데, 매번 상처를 받았고요. 기쁨과 상처가 버무려진 그런 날들이었어요.”

지금은 무척 여유롭고 자유로워 보여요.“이제는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에요. 제 마음이 편해지길 원해요. 안 좋게 표현하면 이기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전에는 양보도 많이 하고, 하고 싶어도 뒤로 빠지곤 했는데 이제는 좀 더 저를 사랑하려고요. 그래서 나 자신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여행도 자주 가려 하죠.”

스케줄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서울에서의 제 생활은 아주 정적이고 뻔해요. 어떨 땐 내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되나 싶을 정도라서 아깝기도 하죠. 하지만 친구 만나서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좋은 영화 보러 극장에 가고. 새벽까지 집에서 영화 보는 이런 자유로움이 참 좋아요.”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10년이라고 하면 굉장히 긴 시간처럼 느껴지지만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그때와 비교했을 때 제가 크게 달라진 것도 없고요. 앞으로 10년도 빨리 지나갈 테죠. 10년 전의 나는 어땠나 하고 금세 오늘을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그땐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이길 바라요.”

Her Favorite Cities
“저는 휴양지에 가면 철저하게 쉬고, 유적지가 많은 곳에 가면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봐요. 여행지에 맞게 즐기는 편이죠.”
배우 최지우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최고의 여행지를 소개한다.

1 쿠바
“2005년에 화보 촬영 차 다녀왔어요. 건물이 허름해 보이지만 사진 찍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죠. 아직 개발이 덜 되고 매연도 심하지만 쿠바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2 몰디브
“제가 다녀본 휴양지 중 최고예요.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치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기 딱 좋죠.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느라 시간 가는줄도 몰랐어요.”
3 스웨덴
“겨울에 친구들과 북유럽으로 여행을 갔어요. 스톡홀름은 도시 자체가 정말 예뻤어요. 그때 굉장히 추웠는데, 그 추운 느낌마저 좋더라고요. 그때의 분위기와 향기가 기억에 오래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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